_왜 벌써 수요일이져?
_일단 커피 한잔 더 하고.
_친구가 '너 왜 이렇게 신났냐?' 그러는데 나 진짜 요즘 좀 신남. 왜냐면 이 나이를 처먹고도 아이돌 빠순질을 하다니. 아우 막, 손발이 오그라들고 챙피하고(창피X) 그런데도 즐거워서 삽니다. 사람이 사는 게 늘 그렇게 팍팍하고 그러면 생각을 좀 먹으니까 잠깐은 좀 즐겁게 살아두 될 것 같구 그러네요. 뭐 그래봤자 잠깐 일 뿐이지만요.
_신나는 것과 글이 써지는 것은 별개라고 합니다. 사실 신은 났는데 의욕은 없어. 하하. 것 참 이상하기도 하다. 그래도 웃고 떠들고 하니까 사람사는 거 같이 살기는 해요. 나 막 일주일 내내 한마디도 안하고 산 적도 있었던 것 같고. 말을 안했다기 보단 대화가 없었던 거겠지만. 사실.. 할 얘기도 없었어. 그것도 막 슬픈거야. 그래서 요즘 좀 신남. 얘기 할 거 많구, 할 사람있구, 들어줄 준비도 되어있음.
_이러니까 신났다는 소릴 듣는 건가요?
_아 소풍이라니 좋겠다. 나도 거기 따라가고 싶은데 안되겠지요. 안 갈라구 아둥바둥했는데 어제 정부장이 거래처랑 통화하면서 쪼꼬만 회사에 한두명 빠지면 안되니까 하면서 일정 조정을 했는데. 나 같은 놈은 찌그러져 있어야지. 안 가길 어딜 안가. 아우 시발 슬프네요.
_나는 정말 어지간 하면 어디 모임에 맨 마지막까지 있는 애구, 회사에서 가는 행사같은 거 피치못할 사정 아니면 정말 안 빠지구 그러는 앤데. 나는 요새 왜 이럽니까.
_왜 그러긴 왜 그러겠어. 사는 게 즐거우니까 그렇지. 그거 보다 더 재밌고 즐거운 일이 존나 많은데 못하니까 억울해서 그렇지 무뭐.
_이러니 저러니 해도 좋은 거 아닙니까.
_왜 그러긴 왜 그러겠어. 사는 게 즐거우니까 그렇지. 그거 보다 더 재밌고 즐거운 일이 존나 많은데 못하니까 억울해서 그렇지 무뭐.
_이러니 저러니 해도 좋은 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