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110105 루저네요

오후3시 2011. 1. 5. 11:20

_5시 55분 알람에 퍼뜩 일어나 설날승차권을 예매하려 했지만 보기좋게 루저가 되었다. 올라오는건 어찌어찌 예매를 하였건만, 기차도 없고, 비행기도 없고 큰일이다. 내려가긴 해야 하는데. 어찌어찌 비행기표라도 구해지면 좋은데 안구해지면 할 수 없는거고 뭐, 그렇다. 몇 푼 되지도 않는 생활비에서 교통비로 깨지는 문제는 차치하고 본가에 한번 다녀오면 한꺼번에 기가빨린 기분이 든다. 나이가 들 수록 더 그래. 그렇다고 오지마라 하는 것도 아니고(되려 통화할 때마다 '언제 내려올거냐"라는 말이 주라서 압박은 늘 있고), 집에서 빈둥대며 굴러다니다가 올라오는 것 뿐인데. 하는게 없는 주제라 더 그런가. 
 
_것보다 아침에 출근하던 룸메는 열차표가 아이돌 콘서트 티켓이냐며 뭐 그리 빨리 매진되냐 하던데 왜인지 그말이 그렇게 서운 할 수가 없어. 강남에서 직행으로 버스타고 집에 갈 수는 있는 너는 모르겠지만, 명절승차권 경쟁은 아이돌 콘써트 따위보다도 훨씬 치열하다. 명절에 표 구하는 것도 상당히 스트레스다. 비행기표는 대체 언제부터 예매할 수 있었던 거지. 다른 사람들은 참 빠르기도 하다. 아, 물론 내가 느린거겠지. 갈 마음없이 내려가기 직전에 한표 정도는 어찌어찌 구하기도 했는데 남들하는데 따라 같이 구하려니까 또 안되는 모양. 설렁설렁 하기는 하는데 또 안되니까 마음이 조급해져서, 문득 되지도 않는 짜증을 내고 있다. 어떻게든 될거야.   

_도시가스 통화 결과. 우린 계속 발급했는데 니가 몰랐을 뿐이니, 12월부터 해지하겠다. 상황 끝.  

_송년회에서 던졌던 부메랑이 돌아올 기세. 여태 별 말이 없길래 뭐 이대로 넘어가나 했더니 술에 잔뜩 취하신 전무님이 돌아와 하는 농섞인 말을 듣고보니, 아, 올해도 글렀구나. 나이는 먹을대로 먹었는데 표정관리가 안되서 혼났다. 부장님도 이사님도 현재 상태를 알고계신 듯 한데, 지난 이틀동안 내 얼굴을 보며 그렇게 태연히들 모른 척을 하셨나. 돋는다. 이거야 말로 돋는 일임. 그래요, 어차피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건데 제가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를 던졌네요. 저는 지금 이 상황이 더 기가막힌데요. 당신들은 도대체 뭘 보고 있는거야. 아니면 애초에 내가 문제의 본질을 잘못 전달한건가(이건 솔직히 좀 자신이 없다. 내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이지 못하므로). 정작 당사자인 사장님은 본인의 말실수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모양. 아니예요. 그건 아닙니다. 어떻게든 그 말은 꼭 하고 싶었어요. 그저 계기가 필요했던 겁니다. 전 야망도 있고, 목표도 있고 계획도 있는 그런 여자예요. 사람들은 절 너무 띄엄띄엄 봐요.  

_아, 이런식으로 대충 흘러가는게 싫다고. 좀 진지하게 받아들 일 수 없나. 저는 진심인데요. 사람이 진심으로 하는 말에는 진심으로 듣자. 농이 아니고, 진짜라고. 초강수를 두고 싶은데, 내가 당장 비루하니까, 뭘 못하겠다.아, 지금 왼쪽 눈에서 흐르는게 눈물인건가. 

_ken's bar 앨범도 좋았는데 Fakin' pop 앨범도 좋다. 의미를 알 수 없지만 치유계 히라이 켄.

_<하루살이>를 예약구매. 북스피어는 올해도 신간을 잘 부탁합니다. 나오는 족족 사드릴게요. 좁은 집이 미어터지더라도 북스피어에서 나오는 책 몇권 놓을 구석 없겠습니까. 그나저나 나 여태껏, 미미여사님의 에도시대물의 출간순서에 외딴집이 앞쪽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이한 이야기->흔들리는 바위->얼간이->괴이->메롱->하루살이->외딴집' 이라니. 내가 읽은 순서는 기이한 이야기->흔들리는 바위->외딴집->얼간이->메롱 순이다. 괴이는 무서워 보여서 안 샀는데(-_-) 미야베 미유키 2막에서 한권 빠진거라 아쉬움이 절절.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흔들리는 바위, 얼간이, 메롱 다음에 외딴집이 오는게 맞지. 아귀가 맞아서 속이 좀 시원하다.   

_청해 mp3파일을 넣었으니 본격적으로 달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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