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101219 올해 마지막 시험

오후3시 2010. 12. 20. 11:08

_JLPT가 너무나도 처참하게 망해버린고로(...) 화딱지 나서 충동적으로 신청한 JPT. 그러나 공부는 여전히 하지 않았고, 어리바리 예문청해 날려 들으며 독해문제 시작했다가 청해 1번 문제를 날렸다. 어떤 머저리도 풀 수 있게 쉬운 청해 1번 문제를 틀리고 말다니. 아, 한심해서 책상에 엎드려 울뻔했다. 어쨌든 JPT 청해는 백문제나 되고 꾸역꾸역 백개를 다 풀기는 했는데 얼마나 맞았는지 나는 아직 알 수가 없지. 아, 29일에 성적발표. 한 해 마무리에 똥을 주겠구만. 아오. 누굴 탓하랴. 머저리 같은 내 머리를 탓하고 말지. 독해 좀 봐뒀던게 알랑알랑,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이건 뭐, 실력이 아니라 답 찍는 기계 같은 기분으로 나왔지만, 점수는 잘 나왔으면 좋겠다. T_T 그냥 사람 마음이 그런거잖아?? 운 빨따위 없는 내가 이런 말을 주절거려 본대야 소용은 커녕 그나마 있을 운도 달아나 버리겠지만. 

이제까지 본 모든 시험을 통틀어도 처음으로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시험을 봤다. 걸어서 10분도 채 안걸린다. 9시 20분까지 입실인데 8시 반에 일어났다. 난 내가 제일 가까운 줄 알았지. 시험치고 나왔더니 바로 학교 앞에 있는 집에 들어가는 언니가 있었다. 헐. 님 좀 짱인듯. 그런데 또 시험보러 나온다고 고작 집에서 몇 걸음인데 화장하고 옷 챙겨입고 그런거 되게 짜증 났을 듯. 사실 나도 좀 짜증났다. 맨얼굴로 가고 싶었는데 찬 바람 닿으면 그게(..) 그러니까 암튼 안 좋다고. 푸석푸석한게 모공이 바싹 말라서 가만히 놔둬도 늙어가는 피부를 굳이 더 빨리 늙으라고 그럴 순 없는거잖아?? 라고 쓰는 건 다 변명이고 시험 끝나고 놀러 갈려 그랬지. (하지만 나와보니 마땅히 또 갈 곳은 없더라고. 이게 늘 일요일 오후의 딜레마)

_아무튼 학교는 정문이 작고, 교실도 대체로 자그마한 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육관이 엄청 커서, 완전 놀람! 부럽다. 나도 그런 넓고 큰 체육관 있는 학교 다니고 싶었다. 점심시간에 목청터져 죽으라고 노래부르면서 뛰는 그 오십미터도 안되는 작은 강당보다. (아 눈물)

_죽을 것 같은 일들도 때를 지나면, 아무렇지 않게 되기도 한다. 아니까, 버티는 거다.   

_아아, 아무튼 눈물나도록 수 많은 주말을 시험과 함께 지나왔지만 그 시험도 끝났다. 끝이다. 너무 신나서 트윗에 썼다. 올해 시험 끝! 1월부터 또 시험이지만! 4월에 또 시험이지만! 실기도 남아 있지만! 열심히 살았다, 나님! 울지말고! 大丈夫だ。これから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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