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101205 JLPT와 행운택시

오후3시 2010. 12. 6. 11:20


_나에게는 매년 돌아오는 수능같은 JLPT. 언제쯤 합격통지서를 받아볼 수 있나. 아마 난 안될거야. 토요일이 사라진 것 처럼 공부했지만 토요일만 한다고 그게 그렇게 갑자기 모르던 단어가 번쩍 알아질 수 없는거고, 알고 있는 단어가 한자로 술술 써지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지. 아 근데 진짜로 알고 있는건데 한자로 못 쓸 땐 정말 환장하겠어. 말로 하면 알겠는데 한자는 난생 처음 보는 거 같은 위화감. 이걸 읽으면 나는 분명히 아는 단언데. (아니 이 시점에서 이미 단어는 내가 '아는 거'라는 범주를 벗어나지만). 아무튼 아냐고, 이런 나의 마음을. 누가 알겠냐.. 아 시발 나는 왜 이렇게 한자 병신인가요. (어문회 굴욕사건이 생각나니 더이상 한자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말자. 아 이런 병신같은!! 머저리!!!) 

_보성고등학교에 가야 하는데 집에서 가는 버스가 643이랑 5413이 있는데 왜 난 하필이면 매번 타던 643이 아니라 5413을 탔을까. 집에서는 그 쪽으로 안가더라. 반대쪽만 남서울중학교에 서는거. 독산동까지 지나고 보니 아, 이게 아닌 거 같은데 하고 번쩍 정신이 들어서 내렸는데 (안 그랬으면 그 시간에 시흥까지 갈 뻔) 아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냐. 시간도 충분히 생각해서 나왔는데 (빠듯하게 나왔으면 망할 뻔) 아무튼 버스에서 내려 반대편으로 가는데, 아, 무슨 버스야. 횡단보도 건너는데 눈 앞에 빈 택시가 있습니다. 아 나에게도 이런... 아무튼 달려가서 탔습니다. 나는 막판에 청해문제를 귀에 꽂고 가는데, 아저씨가 자꾸 말을 걸어요. 어쩔 수 없이 한쪽 이어폰을 빼고 달려갑니다. "학교에 행사가 있나봐요?","시험보러요."."아 무슨 시험","일↗본어 시험이요↘" (말하고 나서야 내 억양이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내 뱉은거 고칠 순 없잖아) 라고 했더니 아저씨는 시험 잘보라며, 이 택시는 행운이 있는 택시라며, 마지막까지 화이팅을 외쳐주셨는데.......!!! 아저씨 무척 감사한데. 제 시험은 망했고요. 예, 저에게도 일말의 운이라는게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아니야, 그런게 나한테 있을리가 없어. 주욱- 없는거였으니까 앞으로도 없어야할 예정인게 분명한데 왜 이렇게 자꾸만, 아아아아..... 아무튼 저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택시를 탔어요. 그 운은 저에게 미치지 않았지만. 아, 그냥 기분은 좋더라고요. 행운 택시라니. 그런 택시 타본 적 있나?? (아니 그래봤자 아저씨는 콜택시 명함을 줬으니까, 그건 영업용이 뻔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그런 소소한 친절이 목말랐던 나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었지) 

_청해 백점 받고 싶다. 독해 망해도 좋으니까, 제발. 

_제발 청해 들을 땐 아무짓도 하지마. 니 시험 망한거 나까지 끌어들여야 겠냐. 아무짓도 하지마! 숨도 쉬지말라고오오 ㅠㅠㅠㅠㅠㅠ 아 이런 시발 못되 처먹은 마음이여!!!! 아니 못들은 내 탓이겠지.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한들 집중에서 잘 들었어야 했는데. 아무튼 두개 쯤 문제 놓친 줄 알았는데 맞춰보니 세개가 틀린거야. 아, 울지말고. 청해가 그렇게 자신있다 하면서 왜 백점을 못받니!!! 아악!!! 멍충아!!! 왜! 백!점!을 못받아 왜!!! 

_독해가 망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고, 지문 두개 못읽었어. 그것도 가장 긴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초보일 때도 하지 않던 실수를..... 아..... 엄마. 눈에서 물이 떨어지는데 이게 모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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