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090825 북경

오후3시 2009. 8. 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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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올해가 가기 전에 북경에 갈 수 있게됐다. 그것도 회삿돈으로 너무 좋아서 눈물이 철철날 것 같다. 아홉수를 눈앞에 두고 나두 여권을 만들 수 있다. 후.. 그간 나는 여권도 하나 없는 불쌍한 인간이었다. 재작년인가 여권에 들어갈 사진을 찍으려고 머리까지 손봤는데 결국 비행기 탈 일이 없어져버리고 말아서 여권이고 나발이고, 울음을 삼키며 넘어갔는데 아무튼 각설하고 11월엔 북경을 목표로, 전직원이 같이 가는걸로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들었다. 제발, 이대로만 성사되면 좋겠다. 그것만 빌어야겠다.

_어느 블로그에선가 내가 트위터를 망설이는 6가지 이유라는 포스팅에서 발견한 'IT허영'이라는 말이 가슴에 콱 하고 박혔다. 나의 IT허영은 맥북이다. 굳이 사야할 이유가 없으니 죽어라고 목표로 세워 적금을 처붓는 정도의 행동력은 없지만 '사고싶다, 혹은 쓰고싶다'정도의 막연한 허영이라는게 결국은 나에게는 갖고 싶긴 하지만 가질 수 없는 '이상'정도에 머물고 있다. 맥북 이전에도 초기에 이글루를 사용할 때 그런 류의 IT 허영이 있었던 것같다. 친구들은 싸이를 시작해서 일촌을 맺자고 달려들었고, 마지못해 만들기는 했지만 속내를 다 까발리거나 완전히 가식덩어리가 되던가 둘중의 하나는 반드시 해야하는 그 소통 방식이 참 거북살스러웠다. 나는 무엇보다 일촌 파도타기를 하면 주루룩 내려오는 드롭메뉴를 형성할만한 인간관계도 없어서 그저 그들의 '아는 사람'속에 조용히 은신해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 만난 것이 이글루였는데 한참 텍스트  읽기가 좋았을 때였다. 의미가 있건없건 아니, 의미를 가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어지는 읽기에 빠져들어서 이글루는 제법 나의 욕구를 해소해주는 장소였고, 일촌 커뮤니티의 싸이를 비웃고 자만해 있었던 것 같다. 맞다. 그건 허영이다.

_밤새 룸메에게 괴롭힘을 당했더니 죽을만큼 졸립다. 언제, 어느 순간부터 잠들었는지조차 모르겠다. 

_누군가 김대리의 차를 긁어놨다. 잘했다. 상이라도 주고싶다. 남의 불행을 이렇게 기뻐하는게 한편으론 마음이 씁쓸하지만, 나의 본능은 아주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이차원적인, 기쁨과 슬픔 두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면 분명 이건 100% 기쁨이다. 으흐흐. 기쁠땐 기뻐야한다.

_ 여전히 시프트 키를 누르는게 힘들다. 오늘도 오타를 몇번이나 냈는지 썼다 지우느라 내 손가락 수고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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