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110118 수강신청

오후3시 2011. 1. 18. 11:19

_수강신청 망했다. 아니 그냥 내가 망했다. 옛날부터 완전 망해 있긴 한데, 아 이제 더 이상 망할 여지가 없어, 이게 끝이야, 하고 생각할 때 한계는 또 저 멀리 달아난다. 그러니까 나는 계속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뒹굴뒹굴. 으아아아... 2008년에 펑크난 학점을 나는 왜 2011에 메꾸고 있는가.(그야 당연히 내가 머저리니까) 

_아직 시간이 있긴 하지만, 이대로 라면 또 망설이다가 놓치고 말아! 작년엔 9와 무슨 왠수라도 진 것처럼 그렇게 끝이 났는데. 올해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아니겠지. 

_남의 서류에 왜 손을 대지? 일단 김대리라는 인간은 일반적인 상식이란게 없는 생물이기 때문에 남의 걸 건드린다거나, 중요한 서류에 손을 댄다거나, 그런걸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인간이며, 왜 그런 인간에게 중요한 서류가 손에 닿게 했는지에 대한 꾸중을 내가 들어야 한다는 거야. 나는 전화통화중이었다고! 그것도 매우 중요한! 그런데 왜 남의 서류에 손을 대는 거야, 이 씨발놈이. 아, 짜증난다. 키보드에 키를 누르면서 힘이 들어가. 대체 너란 인간은 왜 존재하냐. 

_난 저 새끼가 정말로 멍청하고, 그래서 저걸 본 그대로 모대리와 술자리에서 안줏거리로 삼으며 낄낄대다가 쿠테타라도 일으키던지(전적도 있고), 지금 당장 꺼져버렸으면 좋겠어. #그_서류는_손을_대지_않았어야_했다고_눈물이_쏙빠지게_후회하게_만들어주지. 

_아, 짜증난다. 

_내가 평소같이 귀찮아서 늑장을 부린 것도 아니고, 전화 받다 그런거잖아! #결론은_언제나_김대리_개새끼

_하이고, 내가 진짜 사는게 신나고 즐거워서 미치겠다!!

_이월세일하는 코트를 사야겠다. 사이즈가 없으니 내 몸을 줄일 수 밖에. 선택권이란게 나한테 없어. 

_나는 화가 나 있었는데 책을 받고 나자 마음이 누그러졌다. 책이다. 흑흑. 내 몽땅 다 읽어주고 말겠다. 일단 두권만 들고 집에 갔는데 고작 책 두권이 너무 무거운 거지. 괜히 욕심 부렸어. 한 권씩 들고 갔어야 했는데. 일단 책 무게 보다도 원래 무거운 가방이라 뭘 넣으면 넣을수록 무게가 가중(...)된다고 해야하나. 집에 가자마자 '빛의 제국'부터 손에 들었는데 단숨에 절반 정도 읽었다. 지금까지는 다루마산 에피소드가 제일 마음에 든다.  

_그런데 새끼 토끼는 어쩔거지. 근계와 경구는 어쩔꺼지?   

_룸메가 떡볶이랑 튀김, 순대를 사왔다. 버스정류장에 있는 거기가 맛있었는데, 거기서 안내린대. 현금이 없다던 룸메는 무려 돈까지 찾아와서 떡볶이를 사왔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됐는데, 내가 일요일에 '오기'로 돈까스 셔틀을 했기 때문일까. 흑흑. 무튼 그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거 말고 슈퍼 앞에 있는 떡볶이 집에서 사왔는데 떡볶이는 묽은 국물이 흥건하고, 튀김은 간이 되어 있지 않은데다 간은 오래 데워서 퍼석퍼석 했다. 하지만 정줄을 놓고 처묵처묵하다가, 체했다. 배가 너무 불러서 찢어질 거 같았다...... 나 이거 왠 무식한 짓. 여튼 룸메한테 돈은 줘야지. 현금없는 거지. 찾아서라도 줘야겠다. 

_룸메한테 다이어트 한다고 선언했다. 샐러드 바 1인 무료 쿠폰은 쓴 다음에 하자고 룸메가 말했다. 빵, 웃기는 했는데 순간 너무 진심이 되어서, 울 뻔했다. 야채만 먹다가 죽고 싶어라. 나는 고기덕후인데, 아부지도 인정한 고기덕후인데. 나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_아프지 말고 그냥, 늙어서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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