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110114 심부름

오후3시 2011. 1. 14. 11:57

_인생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기도 하고, 있는 듯 없기도 하고 없는 듯 있기도 하고. 아, 즐거워라. 

_아침에 사장님 심부름으로 서초동에 들렀다가 출근했다. 9시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건물을 못찾아서 그 동네를 두바퀴는 해매다가 발견.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괜히 엄한데만 돌고 돌고 했다. 로드뷰를 보고 갔어야 했는데 너무 나의 감을 믿었지. 그 골목에 언덕만 없었어도 한방에 찾을 수 있었는데. 인생이 늘 그렇게 변수의 향연. 생각보다 사무실이 작아서 살짝 당황. 3X5 7장 인쇄했더니 770원. 있는지도 몰랐던 적립금 천원으로 결제했더니 우편비가 1,300원. 그래서 그냥 내가 출근길에 들렀다 간거임. 

_사진 인화하고 싶다. 인화할 만한 사진을 찍은게 없어서 그게 문제. 사실 인화한 사진을 가지고 있으면 자리차지하고 먼지쌓이고, 그 뿐이지만. 출력물이 나오는데는 꽤, 성취감? 이라는게 있지 않나. 본가에 쌓아놓은 사진첩 두개를 보고 얘기 해야 하나, 그냥 쌓여만 있는 두 권. 하지만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 보정만 본거니까, 뭐. 확실히 그런 기분이 들지는 않지.  

_이게 옳지 않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세상과 타협하고 살까봐 그게 무섭다. (그냥 문득)

_어제도 퇴근무렵 한시간 반이나 안되던 인터넷이 또 안되고 있다. 대체 이 놈의 송파케이블! 왜 이러는 거냐고, 아무리 떼쓰고 울어봐도 모르는 건가. 어제는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해결할거라고 하더니만, 오늘 아침에 또 안되서 전화를 했더니, 확인해 본다고 하고는 연락이 없고. 다시 전화했더니 '없는 번호' 라고 나왔다. 뭐, 뭘까. 아무튼 다시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성토했더니 이냐니 아직 상황파악을 못하고 피씨담당자한테 연결을 하고 그래도 안되면 기사를 보낸다나 어쩐다나, 그랬는데 전화는 계속 통화중이라 연결이 안되고, 다시 전화해서 짜증을 확 냈더니, 이번엔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며 전화번호 크리. 점심시간 약 30분 전에 인터넷이 복구되었다. 으으, 송파케이블.

_점심먹으러 갔는데 거기서 송파케이블 근무복을 입은 두 분이 식사를 하심. 그래여, 바쁘시겠지여. 

_굴짬뽕. 맛은 그냥저냥인데 그 집에 가면 계속 먹게 됨(굴짬뽕 전엔 단연 볶음밥이었다). 굴, 새우, 홍합, 오징어가 들어있고 미역, 양파, 당근이 굵직굵직하게 들어가는데 뽀얀 국물에 청양고추가 들어서 약간 매콤한 맛. 기름기가 있는데 그건 야채를 볶아서 그런건지, 다른 걸 넣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사실 나가사키 짬뽕이 너무 먹고 싶은데 그 집이 망해서 없어졌다. 운다.  

_금요일 저녁, 넷북을 사겠다던 사람이 또 어중간하게 토,일요일 저녁에 연락준다고 했다. 슬슬 짜증이 나고 있다. 약속 안지키는 사람이 싫다. 뭉뚱그려 정확한 답을 주지 않는 사람도 싫다. 어릴 때는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안다'는 말이 그렇게 열이 치받았는데 몇 살 더 먹어 보니 알겠다. 그 말은 진짜다. 레알이다. 한 가지만 봐도 (적어도) 열 가지는 사람 됨됨이가 보인다. 남의 시간 소중한 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시간에 엄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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