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130204

오후3시 2013. 2. 4. 16:37


_커피 조공. 로터스 쿠키도 한아름 받았다. 맛있게 먹었다. 냠냠.

_부장님과 차장님은 밖에서 눈이라도 쓸어서 받은 거긴 한데, 나랑 사장님은 사무실에서 놀고 일하고 있다가 얼결에 받은 거긴 한데 뭐 준대니까 넙죽 받아 먹었지. 거부할 권리가 없어.  

_그런데 커피는 좀 맛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동네커피집이 이렇게 커피 맛도 특출나지가 않아서야 어디 오래 장사하겠나. 원래 반찬집이었던 그 가게는 아침부터 반찬냄새 풍긴다고 동네 사람들에게 고나리를 받고 한두달도 안되어서 문을 닫았는데, 이번 커피집은 얼마나 갈까. 전에 반찬집이 그렇게 쫒기듯이 나가고 난 뒤에 고나리를 하던 동네 사람들이 커피집은 자주 가주는 것 같은 데 그냥 이걸 오픈빨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골목 안이라 유동인구도 없는데 커피집이라니 시장조사가 너무 없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인테리어에 돈은 꽤 쏟아붓는 거 같던데. 그냥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 뿐이다.

_이해를 하려고 하면 더 안되는 게 있으니까, 그냥 두는 것도 방법이다. 뭐 그렇다고 이게 정답인 건 아니지. 사람관계에서 딱, 이거다! 하고 정해진 게 어딨겠어. 그러니까 어려운 거고. 안 맞는다 생각하면 그냥 안보면 그만인데 그렇다고 내 머리카락 쥐어뜯어가며 이래야지, 저래야지. 뭣하러 고민을 해. 되게 쓸데없는데 에너지 낭비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머리가 터져. 사람관계가 달리 어려운게 아니잖아. 어떻게 해야 내가 잘 대처하는 건지 그런 것만 생각하고 있어. 예전 같았으면 그냥 어떻게든 내가 나쁜 사람이 안될려고 발버둥쳤다면 이젠 그렇게 되도 상관없단 생각이 든다. 아등바등 할 거 없어.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어딨어. 그냥 나는 네 입맛이 안 맞는 사람인거지.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또 내가 너무 사람관계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고, 질척질척하게 구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맺고 끊는게 확실한 건 돈거래만 그렇게 하면 되는 거 아니였나.  

_이미 한번 망가진 관계를 되돌리려고 애쓰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이 관계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건 너라는 걸 알겠는데, 그걸 제일 먼저 망친 것도 너야. 물론 네가 그런 생각을 도출하게 될 때까지 내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너의 행동이 정말로 모순된다는 걸 말하고 있는 건데. 아무래도 납득이 안되겠지.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는 문제의 것이 아니기도 하다. 비난하기는 쉬운데 네가 잘 못 했다고 납득시키기는 어려워. 너도 잘못했고 나도 잘못했는데 서로 합의점을 찾을 수 없으면 그대로 끝인거지. 나는 더 물러설 수가 없어. 이건 내가 꽉 만힌 건가. 그러니까 같이 잘 못해놓고 나만 시인하고 끝나는 관계에 무슨 발전이 있어. 서로 우스워만 지는 거지.   

_나한테 먼저 선 긋는 사람한테 헤실헤실 웃으면서 다가가기가 어디 말처럼 쉽냐. 이해를 못하겠는데 어떻게 납득을 해. 난들 너한테 질겁한 순간이 없었겠니. 그걸 다 일일이 열거하고 살피고 잘잘못을 따지고, 이게 무슨 비지니스야. 

_그러니까 나는 이 관계가 피곤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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