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시 반, 해리포터를 보고 25시 30분에 시작하는 차우를 봤다. 끝나고 나니 대략 3시 반. 해리포터는 룸메가, 차우는 내가 보자고 해서 결국 한날에 몰아서 보기로 함. 아니 그럴 예정은 전혀 없었는데 그냥 충동적으로 예매를 해버리고 말았고, 나는 그제서야 씨너스 포인트 카드가 없으면 아무리 예매를 많이해도 포도가 생기지 않는다는 청천벽력같은 사실을 알아챘다.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무튼, 해리포터 시리즈는 사실상 처음보는 거고, 앞뒤꼭지 모르고 내용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5%정도의 불안감이 있었지만 걍 오락영화가 그렇지, 중간부터 봐도 앞뒤내용 다 알겠는 아침드라마처럼 술술,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래도, 해리포터는 너무 늙었지. 헤르미온느는 어릴때 만큼이나 예쁘지 않고, 론은 그대로 인듯. 이상한 연애모드에 빠져 잠시 넋이 나갔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사실 원작도 읽지를 않아서 그 할아버지 이름은 모르겠다. 암튼, 해리포터 이 자식은 아무리 할아버지가 부탁을 했기로서니 그렇게 노친네한테 그런 몹쓸 것을 떠먹이구. 왜 하필 그런 불편한 에피소드가 끼어있는지 원작이든 연출이든 암튼 껄끄러울 따름이고, 소설을 읽은 룸메는 원작과는 조금 다르다고 하는데 어디가 다른지 모르는 나는 그냥 그렇고. 오프닝 영상(초반의 5분)은 그냥 대형떡밥인게 아쉬울 뿐. 뭔가 대단한게 나올 줄 알았어?? 기대했지만 역시 없었음. 이 뭔가 예쁘게 포장된 초콜렛을 먹고 뒷맛이 씁쓸한 기분임.
'차우'는 포장이 더럽지만 되려 달콤쌉싸름. 학교 앞에서 파는 불량식품 눈깔사탕 같은 예상치 못한 빵이 있었다. 이건 진짜 그냥 웃기다고 밖에 할말이 없음. '미스 홍당무' 이후로 영화관에서 이렇게 낄낄거려본 것은 오랜만이다. 그간 코믹영화를 안본 탓도 있겠지만. 대충, 아주 약간의 정보만 주입하고 보러갔는데 생각외로 빵빵터졌음. 식인멧돼지가 출현하지만 '전혀' 공포스럽지 않은 것도 이 영화의 나름 매력인 듯, 징그럽고 이상한거 잘 못보는 친구가 생각났다. 분명 포스터의 괴기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못 볼 것 같은데 잼있다고 문자를 넣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살짝 고민. 영화 보고 나서 어느 영화평에서 '시실리 2km' 를 본 사람이라면 이럴 줄 알았다, 라는 반응일거라던데 갑자기 그 영화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아무튼 두 영화를 한꺼번에 몰아본 것으로 일요일은 물론이고, 월요일, 화요일까지 메롱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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