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100908 규동

오후3시 2010. 9. 8. 09:43



동네에 새로 생긴 라멘집이 있어서 쌀국수 먹으러 가자던 애초의 약속을 뒤집고 라멘을 먹으러 갔는데 그게 세븐일레븐 돌면 바로 있는게 아니고 하나은행 건물 모퉁이를 돌면 있는거 였다. 잘못 찾았나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고, 제대로 집은 찾았는데 생각보다 가게가 좁고, 카운터도 없고 테이블은 오밀조밀 다섯개. 주인은 주방장 겸 한 사람. 하긴 좁아서 종업원이 돌아다닐 여유 공간이 거의 없다. 메뉴는 소유, 미소라멘 차슈동에 새로 추가한 메뉴가 규동. 미소라멘과 규동을 시켜놓고 아직 새로 된 테이블과 약간 느긋한 주인 겸 주방장의 솜씨를 기다렸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이미 한테이블이 있었고 아직 주문한 음식은 나오지 않은 모양, 사돈에 팔촌까지 끄집어내어 통화를 하는지 사람이 있건말건 전화를 돌려댔고, 우리가 주문하고 나자 남자 둘이 더 들어왔다.



물은 메뉴에 써 있는대로 결명자차. 찬은 다른 집과 별 다를 바없이 초생강과 잘게 다져진 김치가 테이블마다 단지로 놓여있는데 다른데선 초생강을 잘 안먹는 나는 이집 초생강에 반해버렸다! 약간 달고, 초에 완전 절어서 한참 씹다보면 약간 씁쓸해서 그제서야 아, 이게 생강이었구나 생각이 날 정도의 맛! 아, 그러면 부러 생강을 먹는 의미가 없긴 하나 어쨌든 맛있어서 엄청 집어 먹었다. 


규동이 사진처럼 나왔는데 먹다보니 약간 모자라는 정도였고 (밥보다 반찬을 많이 먹는 기준에서) 처음에 나왔을 때는 우왕굳! 하면서 퍼묵퍼묵했다. 미소도 눈이 번쩍 뜨이는 그런 맛은 아니지만 메뉴에 있으니 대충 만들어내는 시원찮은 곳보다는 대체로 만족할 만한 맛. 


라면에 먹을 미니차슈덮밥은 있는데 오니기리나 가라아게 같은 사이드 메뉴가 있으면 좋겠다. 입맛돋울만한 샐러드도 좋고. 양은 적당한데 남자가 먹기에는 조금 작을지도. 아직 사람 손때가 묻지 않은 반들반들한 새 테이블이며 주인장이 나름 애쓴듯한 도자기 그릇이 셋팅되어 있다. 3시부터 5시까지는 휴식. 


_그 후에 평일에 생각이 나서 5시 지나고 가봤는데 열지를 않은건지 닫혀있을 때도 왕왕 있는 것 같다. 생각나면 여시나, 하필 그날만 늦게여신건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중에 한번 더 방문해 볼 생각. 


_나도 맛있었고 그 날은 룸메도 맛있다고 해서 이거 완전 대박 스팟을 찾았군 하며 좋아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룸메는 미소가 별로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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