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이 계정에 너무 오랜만에 로그인을 했는데,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이러다 죽겠다 좀 쉬어야겠다여서 대환장. 물론 나는 지금도 쉬지못하고 왜 전관을 하는지도 모르게 전관을 하고 있고 이렇게 살아서 나한테 남는게 뭐지? 싶다가도 문득문득 즐거우니까 됐다 싶기도 하다. 즐거움, 행복은 때로 왜 이렇게 짐처럼 거추장스럽고 무겁게 느껴질까.
_진심은 시각 차이에 따라 곡해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진심이 어쨌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온전치 못하면 이도저도 아니다.
_세탁기가 고장났다. 사실 고장난지는 좀 됐지만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일말의 여유도 없어서 그냥 그럭저럭 돌아가는대로 썼는데 이번엔 진짜로 아무것도 작동하질 않아서 이번에야말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벌써 빨래가 일주일치 밀려있었다. 왠만하면 건조도 되는 드럼으로 사고 싶지만 내 집에서 그런건 너무 사치고, 드럼은 용량도 적으니 이번에야 말로 이불빨래도 충분히 돌릴 수 있는 녀석으로 사들었다. 그래봤자 10년 모델이지만 그래도 개중엔 제일 깨끗하고 괜찮았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슬쩍 봤는데 괜찮아 보여서 물어봤더니 가격도 적정선이었다. 단번에 낙찰. 어떤 물건들은 눈에 든 순간 딱 내것이다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 느낌이었다.
_내가 저 세탁기를 언제 샀나 찾았더니 13년에 이사하면서부터다. 3년 5개월 정도 쓴 셈인데, 뭔데 이렇게 빨리 고장이 났지. 화장실이 너무 습한 탓인가. 전에 살던 집에서는 화장실이 워낙 좁아서 옵션으로 세탁기가 있었는데 그 사이즈가 편해서 없는 모델을 부러 비슷한 용량으로 샀었다. 그때부터 이미 내가 대 빠가임을 알았었지.
_주말엔 이불빨래나 해야지. 겨울 옷들도 몽땅 빨아서 정리해야겠다. 아직 춥긴 하지만 맨날 입는 옷만 입으니까.
_이제 곧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책장도 좀 정리하고 사람답게 살아야지.
_이제 곧 봄이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몰아치겠지만 따뜻한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