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같은 달의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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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1

100810 전화번호

_아침부터 짜증이 솟구쳤다. 지지난달부터 아부지한테서 K가 내 번호 알려달라고 했다고 말을 전해줬던 그 순간부터, 멍 때리던 와중에도 '뭣하러' 하고 대꾸했는데 아직도 징징대는 모양. 참다 못한 아부지도 결국 그 문자 메세지를 '전달'로 보냈는데 말 그대로 '전달'이어서 상대방의 번호는 찍히지 않았다. 아부지 선에서 그냥 나한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끝낼 셈인 요량이었던 것 같은데, 번호 안 찍혔으니 다시 보내란 말도 하지 않았다. 일단 K의 번호 따위 내가 알고 싶지 않고. K는 나보다 더 자주 전화번호를 바꿨다. 새 핸드폰이 나오면 멀쩡한 걸 고장내서라도 가지고 싶은 핸드폰을 사고야 마는 K는 (게다가 K의 말이라면 오냐오냐 공주님 떠받들 듯 하는 부모가 있으니 본인의 경제력 따위 바닥을 기어도 그건 ..

날적이 201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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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같은 달의 숨소리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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