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120916

오후3시 2012. 9. 16. 22:23


_주말일기

_미친 것 처럼 쇼핑을 하고 다음 날 아침에는 미친듯이 일찍 일어나 미친 듯이 일찍 잤다. (돌았냐)

_'늑대아이' 호소다 마사루, 미야자키 아오이만 알고 보러 갔는데 이거슨_육아일기. 널 좋아해. 전작인 섬머워즈는 후반부의 고스톱으로 세상을 구한다가 전체를 망쳤다면(...) 이건 처음부터 좋았고, 후반부는 더 좋았다. 하지만 늑대아빠는 똥차, 상똥차... 그냥 애니인데도 이렇게 화가 나는 걸 보면 섬머워즈에 나왔던 그 삼촌?을 닮았기 때문인가. 
시달소에서도 그랬고, 섬머워즈도 마찬가지였지만 배경으로 삼는 화면이 너무 예쁘다. 눈물나게 예쁘다. 화면 연출까지 자세하게 본 적은 없지만, 연출이 좋다고 느꼈을 정도. 신카이 마코토의 별을 쫓는 아이가 감독 자신의 색깔을 잃은 듯이 대단히 실망스러웠다면 이 쪽은 전작의 지나쳤던 부분을 연출과 이야기로 다듬은 느낌. 

_광해. -금요일 저녁에 본 거지만 따로 쓰긴 귀찮으니 주말일기에 끼워넣자면- 좋다. 대작들을 적자로 말아먹은 씨제이가 왜 극장개봉을 앞당기며 -그 결과 작은 영화들을 무리하게 내리고 욕을 사발로 처마시고도-  걸려고 했는지도 솔직히 이해가 갈 정도. 대형배급사의 횡포지만 영화 잘되면 그만이겠지. 무튼 이 얘길 하려던 건 아니고, 확실히 이병헌 원탑,영화. 장광 선생님의 상선도 매우 적절하여, 좋다. 즐겁고, 유쾌하고, 대선 열기가 한창인 가운데 적절히 시류도 타고. (하지만 결국엔 이런 왕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결말까지) 포스터는 그리 말하지 않았지만 이건 추석에 잘 맞춘 코미디 영화. 상스런 욕지기 없이, 조폭없이, 이만큼 즐거운 영화는 손에 꼽힐 정도지(조선 명탐정 정도일까). "야 이 모자란 관객들아 여기선 감동을 해야해. 여기선 눈물을 흘려야 한다." 류의 슬로우로 질질 빼는 연출없고, 억지로 눈물 쥐어짜내지 않고 화면도 예뻤다. 특히나 영화 초반 숨막히게 섹시한 왕님의 아침과 대동법이 뭐냐고 서고에서 상선이랑 둘이 불 켜놓고 공부하는 장면이나. 스포에 가까운 장면들 몇 개. 빵, 하고 터져서 웃는 거 말고 슬며시 마음에 스며들어 웃게 되는 몇 가지 장면들도 인상적이었다. 뒷맛까지 깔끔하게 잡아 준 맛있는 패스트푸드 같다.   
쓸데없이 사족을 붙여 보자면 하..... 군사들이 용포 찢을 때 그렇게 좋더라...... 하악하악. 

_도둑들도 그렇고 광해도 그렇고 감독의 적절한 배우 활용법이 돋보이는 영화다. 이야기가 막힐 땐 배우자체로 이야기의 구멍의 메운다고 해야할까. 어떤 면에선 잔재주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연기를 못하는 배우를 쓰더라도 자기 입맛에 맞게 활용할 줄 아는 것도 감독의 능력인 듯. 

_본 레거시를 보기 위해 본 시리즈를 모조리 재탕했는데 평이 안 좋네. 차라리 테이큰2 개봉을 기다리겠다. 예고편을 보니 아빠가 또 고생하시겠구나. 그러면 이제 리스트에 남은 것은 이웃사람 하나 인가. 

_떡을 찧었으나, 기분이 꽁기꽁기. 그래 마이너라, 그러면 내가 할 말이 없다. 의욕은 이런 식으로 꺽인다.

_충동구매를 너무 심하게 해서- 안그래도 긴축재정에 들어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여파가 계속 몰아칠 듯. 정신줄 단디 챙기자. 가든파이브는 엔터식스가 들어오고 난 뒤로 유령도시를 조금 벗어난 것 같다. 다른 층에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그리고 NC백화점내는 여전히 한산하지만(일단 들어선 점포의 면면들이 미묘한 구석이 있어) 그리고 주말에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것도 일조한 듯. 다행히 내가 갔을 때는 공연과 공연 사이라 준비하는 사람들만 분주했다. 사람없이 한산한 것 보단 그래도 좀 나은 모양새. 

_손에 들자마자 이건 내거야, 싶은 가방이 있어 5분 만에 결제를 했는데 그 전에 들렀던 속옷매장에서 되게 하찮은 취급을 받은 뒤라 그런지 엄마보다 나이 많아보이는 아주머니가 말끝마다 '고객님, 고객님'해서 왠지 불편했다. 그렇다고 말을 놓을 수는 없고, 반말 섞어가며 친근하게 구는 것도 별로지만(속옷매장이 그랬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내가 불편하게 여기는 마음을 고쳐먹는게 좋겠지. 사실 조금 불편해도 나쁘진 않아.
나이어린 애들은 보통 뭘 물어도 부루퉁 하고 자신보다 하등 아래로 고깝게 보는 시선에 더 보고 싶은게 있어도 그냥 나오기 일쑤인 나같은 쭈글이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면 기쁘지요. 무시할 수가 없어(....)   

_아무튼 미친 충동구매 덕에 무거운 걸 오른쪽 팔로 계속 들었더니 팔근육에 무리가 왔다. (다시 말하지만 진짜 돌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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