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을대로

크라잉넛 콘서트

오후3시 2009. 9. 7. 14:47

_0905 토요일 6시. 광나루역 melon AX홀. 6집 발매기념 '불편한 파티'

_그냥 6집이 너무 좋아서 콘서트를 예매해놓고 내내 6집만 주구장창 듣다가,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이 (크라잉넛 멤버가 몇 명인지도 모르고 담당 악기도 모르고 이름은 더더욱 모르고 유명한 노래도 라디오에서나 들었지 가사를 외울만큼은 익숙하지 않았다) 그냥, 무작정 간거다. 그런데 그만 이 분에게 반해버리고 말았음(..첫눈에 반하자마자 이 분은 형광연두색 - 좋아함- 팬티를 보여주셨고, 앞에 있는 기집애들을 몽땅 자신의 노예로 조련하는 솜씨라니..- 결국 나 같은 게 나오고 만 것이다) 판도라tv에서 생중계 한다며 찍는 영상에 '소주빛깔 한경록'이라는 플랜카드를 보지 못했다면 공연 끝날 때까지 이 분 이름도 알지 못했을 듯. 

_미친 강친 줄 똑바로 세우라고 불렀더니 인사하는 줄 알고 손을 흔들었지만(....-_-) 네. 괜찮아요. 그런건 괜찮았어요. 아송페에서 여덟시간씩 줄도 서봤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도 아닌데 싸인 받겠다고 그 전날 저녁부터 12시까지 길가에서 죽친 적도 있어요. 결국 싸인도 못받았고 (나참) 각설하고, 티켓팅 받고 줄에서 30분 기다렸고, 안에 들어가서도 30분 정도 기다렸지만 공연은 6시가 되고 5분 후에 시작되더라구요. 아이돌 콘에서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이.. 이렇게 친절한건가?? 막 황송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카메라 들고 날뛰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없고. 흐엉..... 나 왠지 이런 대접에 익숙하지 않아..낯설어 하면서도 경록오빠(.... 오빠라고 불러도 되나요. 안되면 형도 좋은데. 수줍수줍) 바라봐 주시면 징챠 막.. 징챠 막.. 이게 모지?? 이런 꽁기꽁기한 기분이 모지?? 와, 나 이분의 노예가 된 것 같아?? 마음껏 조련해줘?? 심지어는 막, 조명에 잘생겨 보이기까지 해. 이때 쯤 정말 미쳤다 싶었지만......     

_첫 곡 착한 아이(6집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곡, 거기다 생각해보니 이 곡을 처음들은게 이문세 아저씨 라디오에서 장기하가 추천한 곡이었다) 전주부터 이 사람들 미친듯이 뛰기 시작해서, 끝까지 단 한곡을 빼놓고 무조건 그 자리에서 뜀박질을 한 듯. 처음엔 좀 주춤주춤 하다가 나중엔 미친듯이 날뛰었는데 공연 끝나고 같이 간 동생이 캡틴이 날 가리키더라고 하던데 생각해보니 그 즈음에 너무 미쳐 날뛰어서 셔츠 단추가 풀러져 있었.......어ㅏ저멍ㄴ허멍노허ㅗ머ㅗㅇ너ㅏㅗ머ㅗ어놓머ㅗ어ㅗㄶ........ 집에와서 하이킥 백번 날렸......... 후아. 괜찮아요. 설마 날 기억할까.. 내 주변에 있던 여자들은 캡틴이 무슨 짓을 해도(!) 아이돌부럽지 않게 소릴 질렀고 본인도 꽤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음.. 나도 꽤 소리를 질렀다고 생각했는데 세시간 소리 지른것 치고는 목이 쉬지 않아서 좀, 아쉬움이 무척... 쌓였습니다..... 네. 아쉬워요. 목이 가도록 소릴 질렀어야 했는데?  

_맥주를 마시는 것도 멋었어 막.. ㅋㅋㅋㅋㅋ 미쳤... 내가 스물여덟해를 살아오는 동안 조명발에는 두번다시 속지 않으리라 그렇게 다짐을 했던 만... 반하는건 한순간이죠.. 네. 그렇죠. 난 분명 그제까지도 닉쿤이 좋았는데 이 갭은 뭔가요. 내 남자 취향은 왜 이다지도 넓게 퍼져있는지 나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

_역시 노래는 라이브로 들어야 한다는걸 실감한 순간. 6집만 주구장창 들어서 다른 앨범에 있는 노래 모르고 갔지만 미친듯이 날뛰었고, 집에와서 찾은게 '양귀비, 게릴라성집중호우, 마시자, 다죽자, 뜨거운 안녕, 밤이 깊었네, 순이 우주로' 등등.. 어제 산책하러 나가면서 들고간 엠피삼에도 미치게 반복해 들었는데 하마터면 길가에서 뜀박질을 할뻔했다..  

_간간히 뛰면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건진 것은 이 한장. 다른 건 다 초점이 나갔고, ISO랑 손떨림 보정 설정을 잘못해서 였다는 걸 이제와서 알았고....휴우.

_게스트로는 자우림이 나왔는데, 공연정보조차 제대로 보지 않은 나는 깜착(!) 놀랐을 뿐이고, 윤아눈하에게 비루한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단 한번도 초첨은 맞지 않고 두세번 시도해보다 그냥 뜀박질에 들어갔다.


_비루한 카메라.. 분명히 장기하고. 드럼 치는 것도 찍었지만 그건 뭐 거의 행위예술 사진.. 내 손도 카메라도 달고있는 머리까지 비루해서 죄송합니다..굽신굽신. 아무튼 공연은 즐거웠고, 카메라와 생수통을 흔들고 뛰느라 오른쪽 팔은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저리지만 당장 급한 일은 없으니 뭐...  


_카페에 공연후기를 보다가 좀 뜨끔해서 답글도 못달고 있는데.....네.. 저 굽 9센치짜리 가보시힐 신고 뛰었어요. 전 한번도 뭘 밟은 기억이 없는데, 혹시나 밟히셨더라면... 그거 저 일지도... 제 무게도 만만치 않은데 위에서 찍어내렸으니.... 발가락 엑스레이 찍어보셔야 할지도 몰라요.. 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런 개념없는 짓거리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전 스탠딩이라고 겁을 먹었고, 딱히 얼굴 봐야할 멤버도 없는데 그런 의무감에(...) 힐을 쳐 신고도 미치게 날뛰었잖아요..네, 제가 미친냔이죠...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_상상마당에서 하는 W&Whale,요조와 함께 나오는 공연도 한번 달려볼까 싶은데 헐, 매장에서 사면 만육천원이긴한데 현금이여야 하는군. 난 월급날까지 만원의 행복인데. 참. 다시 인터파크로 고고씽 해야 할듯. 인터파크 내가 널 이렇게 아끼는 데, 너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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