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늦잠잤다. 돌았니?
_알람을 끄고 다시 잔 것까진 기억나는데 일어나서도 한참을 아직 시간 널널하네, 하고 씻고 나와 벽시계를 봤는데 바늘이 이상했다. 8시가 아니라 9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8시 52분에 일어나 7시 52분인줄 알고 샤워를 하고 갈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뭐하냐 진짜. 여튼 후딱 튀어나와 택시 타고 달려 사무실에 도착한 게 9시 9분.
_내가 기억하기론 이게 회사 입사해서 두번째 지각.
_사장님은 늦게 오셔서 내가 10분 지각한 거 모르시는데 점심에 보신탕을 사주셨다. 김부장님은 또 옆에서 내가 먹으러 가자고 한거 아니냐며 고나리를...... 부장님 그러는거 아니예여. 그래놓곤 결국 자기도 보신탕 먹었으면서 뭘 내가 비위가 좋네, 어쩌네.... 어쨋든 짜증나게 덥고 비오고, 그러는 와중에 나는 되게 몸보신을 잘해서 큰일이다.
_그냥 몸보신만.
_술을 한잔 거나하게 걸치신 사장님이 첫사랑 얘기를 풀더니 또 결혼 풀스토리를 얘기 하시는데 이게 벌써 세번짼가 네번짼가 듣는거라 별 신선함은 없고 여전히 선 본 날 '결혼합시다'했다는 프로포즈는 멍, 때리게 함. 그 놈의 프라자 호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는터라 그런지 백번을 들어도 모르겠네요. 어차피 남의 결혼.
_쿠로바스 때문에 부계를 팠다. 덕질 좀 오래할게요. 스트레스로 홧병나는 거 보다야 정신건강에 이로워.
_OLDCODEX 난데없이 찾아온 탓층주간 때문에 듣고 있는데 노래가 좋다. 뭐야 얘는 이렇게 소리지르고 목이 멀쩡하나. 쨍한 목소리 연기만 연속으로 들었더니 저음이 끌리는데 저음 연기 한게 뭐였지. 여튼 신인성우 팔 때보다야 필모가 기니까 파는 맛은 나는데 내 자괴감은 어떻게 할거야.